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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구두를 고르기 전 가죽부터 알기

원본출처 : 한국신사



가죽... 천연소재에 대한 갈구가 그 어느 때 보다도 강해지는 요즈음 구두와 가방과 지갑을 고르면서 좀 더 좋은 가죽으로 만든 제품에 관심이 가기 시작합니다.

과연 어떤 가죽이 가치가 있는 것일까? 그리고 그 가치를 산출하기 위한 객관적인 근거는 무엇일까를 고민하다가,  간단하나마 가죽에 대해서 정리해보기로 합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가방과 구두와 그 밖의 가죽제품을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가죽은 무두질의 방법, 공정상의 마무리 작업 방법, 그리고 가죽의 용도에 따라 다양한 명칭이 있다네 요. 일반적으로 크게 하이드(hide)와 스킨(skin)이라는 구별법이 있습니다.

두 가지를 구별하는 일반적인 기준은 원피상태에서의 무게가 30파운드 이내인가 아닌가 입니다. 크기가 작은 동물들 예를 들면 송아지 같은 어린 동물이나 다 자라도 크기가 작은 양이나 염소 같은 동물의 가죽은 스킨(skin)으로 그와 반대의 다 자란 말이나, 소 낙타 같은 큰 동물의 가죽은 하이드(hide)라는 명칭으로 구별을 한다는 군요.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소가죽의 경우에도, 소의 성장 정도에 따라서 성우피(成牛皮) ·중우피(中牛皮) ·소우피(小牛皮) 등으로 나누게 됩니다. 다 자랐기 때문에 하이드로 분류되는 성우피는 또 다시 수송아지를 생후 3∼6개월에 거세하고, 2년 이상 사육한 식용우(食用牛)의 가죽인 스티어하이드(steer hide) 또는 옥스하이드 (ox hide), 씨소(種牛)의 가죽인 불하이드(bull hide), 그리고 암소의 가죽인 카우하이드(cow hide)로 분류됩니다. 중우피의 경우는 생 후 6개월 에서 2년 정도의 소 가죽으로 킵스킨(kip skin)이라고도 하지요, 어린 송아지의 가죽으로 만드는 카프 스킨(calfskin)은 생 후 6개월 이내의 송아지 가죽을 일컫습니다. 언급된 소가죽 중에서 스티어하이드(옥스하이드)의 용도가 가장 광범위한데요 두껍고 질겨서, 구두의 창가죽 ·갑피 ·가방 ·공업용 벨트 ·패킹 ·가구 등에 널리 쓰입니다. 킵스킨이나 카프스킨은 질이 상대적으로 연해서 고급신사화의 겉 가죽이나 핸드백 장갑 등에 사용되지요.

가죽의 품질을 검사하는 아시아의 기술자


말 가죽의 경우에는 전반적으로 조직이 거칠고 마찰에 약해서 어린이용 구두 안가죽으로 많이 사용하지만 말의 엉덩이 부분의 경우 매우 두껍고 조직이 치밀하기 때문에 탄성이 풍부하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 부위를 사용해서 만든 가죽은 코도반(cordovan) 이라는 값진 가죽으로 불리게 됩니다. 코도반은 특히 광택이 아름답고 내구성(耐久性)이 커서, 좋은 구두의 재료로 자주 채택되는데 유사한 구두를 만들 때 코도반이 사용되면 일반적으로 1.5배에서 2배정도의 가격차가 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역에는 코르도바(Cordova)라는 동네가 있는데 거기서 처음 만들어 그렇게 부르게 되었다는군요. 놀랍게도 소가죽보다 2배정도의 내구성을 가진다고 하니 비쌀 만도 하네요.

새끼염소가죽은 키드(kid)라고 불리는데, 고급 구두의 표면 가죽이나 고급 장갑용의 가죽으로 쓰인답니다.

전통적인 방식의 무두질 공정의 일부



이 외에도, 물소나 돼지, 사슴의 가죽들이 상당히 자주 사용되고 오스트리치(ostrich)라고도 불리는 타조 가죽은 깃털을 뽑아낸 자리에 볼록한 돌기가 생겨서 악어 ·도마뱀 ·뱀 등 파충류의 가죽처럼 독특한 무늬로 사랑 받고 있지요. 개인적으로 손이 가지는 않지만 때때로 악어가죽으로 만들어진 구두 중에는 못 견디게 탐나는 물건들이 있더군요. 아직은 저의 컬렉션 대상은 아닙니다만, 찬사를 한 몸에 받는 물건들인 만큼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번 써보면 진가를 알게 되리라….

이 정도면 가죽에 대한 저변 지식이 확보된 것 같은데, 아차차…. 제가 요즘  노래를 부르는 스웨이드와 벅에 대해서도 정리를 해야겠네요.

일단 스웨이드(suede)는 크롬 무두질한 가죽의 이면을 긁어 털을 일으켜 부드러운 촉감이 나도록만든 가죽입니다 외견 상으로는 벅스킨 이나 누벅과 유사한데, 벅스킨(buckskin)은 본래 사슴 가죽의 표면을 긁어 스웨이드처럼 마무리한 것을 말하지만, 스웨이드는 가죽의 이면을 그 표면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벅스킨과는 다르지요. 반면, 무두질한 소가죽의 표면을 긁어 보풀을 일게 하여 진짜 벅스킨처럼 마무리한 것을 누벅 (nubuc)이라고 합니다.

한 가지 덤으로 레이디들이 기분전환으로 자주 애용해주는 에나멜 가죽은 가죽의 표면에 도료를 도장하여 강한 광택이 나도록 마무리한 것이랍니다. 패턴트 레더(patent leather)라는 예칭이 있는데, 남자들이라면 이 에나멜 구두를 보통 검정색으로 예장용(禮裝用) 신사화로 사용하게 되지요. 별로 신을 일이 없으니 선뜻 사게 되지 않던 그 번들거리는 턱시도나 이브닝 코트에 입는 그 구두가 바로 에나멜로 만든 거였습니다.

내용이 다소 장황합니다만, 코도반이 왜 비싼지, 스웨이드가 벅스킨과 어떻게 다른지 누벅은 왜 또 다른지 이 정도만 알고 있어도 좋겠습니다.

자 이제 구두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준비가 되었죠?
제 구두 선생님께서 열심히 제게 강의해주신 내용을 조만간 정리해서 쫘르르 풀어 보여드리죠.
소재를 알고 구두를 고르는 그대의 취향 = 일 구스또 델 시뇨레



이렇게 까지 사연이 깊을줄은...